www.youtube.com/watch?v=gCaLUQv4xCg
어두운 침묵 속에서도 난 믿네
애써 눈을 감고 귀를 닫아야 할 때가 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두신 약속을 붙잡기 위해서, 말씀으로 주신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 세상의 방법과 구별되어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기 위해서. 눈을 뜨고 현실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약속은 도저히 이루어질 각이 나오지 않는다. 귀를 열고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면 하나님의 계명은 도무지 세상의 방법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럴 때마다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 그렇게 의지를 다해 머무는 어두운 침묵, 그 깜깜한 고요 속에서 이 작은 행동이 주님께 드릴 내 믿음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했던 밤을 기억한다.
감은 눈에 여전히 휘황찬란한 잔상이 남아요. 닫은 귀에 자극적인 소음들이 쟁쟁 울려요. 그렇지만 보지 않을래요. 듣지도 않을래요. 그러니 주님, 일하여 주세요. 설령 당신께서 일하고 계시는지 느껴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시금 세상을 향해 눈 뜨거나 귀 열지 않을게요. 어두운 침묵 속에 거할게요. 이 은둔이 당신을 향한 저의, 작은 믿음입니다.
하지만 그리 아니하셔도 믿네
그렇게 드린 믿음의 고백들이 때로는 산산조각이 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이렇게 주님 원하시는 대로 살고자 애썼는데 주님은 나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신 것 같은 때. 사실은 그분의 약속이 깨진 것이 아니라 내 자아가 깨진 것일지도 모르는데도, 그게 그렇게 괴롭고 아프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괴롭고 아픈가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내가 나쁘다. 내가 잘못 구한 것이다. 아무리 눈을 감고 귀를 닫아도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샘솟는 욕심, 이기, 인간적인 바람들, 그 더러운 것들을 여러가지 합리화로 잘 포장해서 하나님 전에 올려놓고서는 그분이 기뻐 받으시길 바란 쪽이 나였으니. 받지 않으심이 마땅하고 받으실 수 없음이 당연하다. 그러니 내치시는 손길을 마주할 때마다 오히려 감사로 받겠노라는 고백을 덧붙일 수밖에 없다.
때로는 마음의 소원을 아시고 들어주시는 하나님. 또 때로는 마음의 소원을 외면하고 듣지 않으시는 하나님. 나 조차 알 수 없는 내 마음의 근원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시는 당신께서는 언제나 선하신 뜻 따라 행하고 계시지요?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셨다고 당신을 기뻐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셨다고 당신을 원망하는, 그런 줏대없음으로 살지 않겠어요. 이 자존심이 당신을 향한 저의 또 다른 믿음입니다.
믿음에 믿음을 더하여 주님의 크신 손 붙들리
나 드릴 고백은 주 사랑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믿음의 고백을 써내려가며 깨달은 것은 '아,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구나' 였다. 그렇게도 많이, 그렇게도 자주, 그렇게도 쉽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올려드렸지만, 받기만 하는 사랑에 젖어 모르고 있던 마음이었다. 하나님만 나를 사랑하시는 게 아니라 나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 깨달음이 큰 안도감으로 느껴지자 문득 이 세상 모든 것들 다 버려두고 하나님 품에 안기고만 싶어 졌다. 사랑을 할 줄 모르던, 사랑을 알지 못하던 내 영혼이 사랑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주님만 저 사랑하시는 것 아니예요. 저도 이렇게 주님 사랑해요. 이것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그러고 나서 여러 자잘한 다짐들을 속으로 되뇌었던 것 같다. 사랑하니까 떠나지 말아야지. 사랑하니까 잘 따라야지. 사랑하니까 마음 아프게 해드리지 않아야지. 사랑하니까 잘 견뎌내야지. 이 시건방진 고백을 들으시고 하나님 가소로우셨을까. 더하고 더해도 미치지 못할 그분의 사랑 앞에 오늘도 감히 고백한다.
주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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