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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내가 당신 갈비뼈인가요?

(1) 소개팅을 승낙하기까지

by 가나씨 2026. 9. 18.

지금의 남편을 소개받은 건 2025년 4월이었다. 주선자에게서 딱 3가지 정보를 듣고 소개팅을 수락했다. 89년 생, 크리스천, 메릴랜드.

냉소까진 아니었어도 회의감과 방어적인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솔직한 맘으로는, 교회에서 이 자매 저 자매 찔러보는 결혼 급한 형제가 여소해달라고 해서 찾다찾다 나에게까지 물어보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3가지 조건의 남자가 이 멀리 애리조나에 사는 여자랑 소개팅을 하겠다고 한 게 make sense 하지 않으니까.

X를 집어넣으면 Y가 튀어나오는 함수처럼 인생이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네 인생은 수많은 변수들이 서로 다른 비중으로 영향을 끼치며 빚어가는 기묘한 집합체에 더 가깝다.

막연한 기대감이라든지 상대에 대한 호기심의 비중은 거의 없었다. 다만, 소개 받기 이전의 몇 달 동안 여러 해프닝을 통해 마음이 좀 물러졌던 것 같다. 바로 옆 주 소개팅남과 연락만 주고받다가 만나보지도 않고 끝내버린게 과연 잘한 일이었을까 싶었던 자기반성. 그 이야기를 들은 대학 선배가,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니까 소개팅 들어오는 대로 다 만나보라고 말 했던 것도. 연초에 나를 사로잡았던 가난한 마음, 커리어도 사랑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나이만 먹었다 싶었던 그 무기력함도 한 몫 했다.

소개팅 하나 수락하기까지 그렇게나 많은 감정, 생각, 경험, 조언, 상황 등의 인풋이 버무려졌다. 똑같은 인풋을 1년 전에 마주할 수도 없었겠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아웃풋이 나오지는 않았겠지.

결국 right timing 에 right thing이 일어났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크리스천인 나는 그것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을 뿐이다. 그러나 주관적 믿음의 영역이라기에는 일어난 일이 너무 신비롭다.

소개를 받기도 전에 이 남자는 내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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