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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영원한 나의 빛 예수께

[찬양묵상] 아 하나님의 은혜로 - 알 수 없는 것과 아는 것

by 가나씨 2022. 2. 3.

신앙은, 그리고 믿음은, ‘불확실성’을 내딛는 힘이다. 보이지 않아도 보고 있는 것처럼, 들리지 않아도 듣고 있는 것처럼, 알지 못해도 알고 있는 것처럼. 확실하지 않은데 확실한 것처럼 행동하는 힘이 믿음이다.

그럼 힘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아무 근거도 없이 불확실을 택하는 행위를 우리는 도박이라 부른다. 혹은 헛된 희망, 헛된 기대에 근거한 헛짓거리. 누구에게나 wishful thinking을 투사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결과는 크고 작은 처참함일 뿐이다.

다행히 우리는 대부분의 일상에서 안전함을 지향하는 편이며, 근거가 있을 때 진실된 행동을 하게 된다. 믿을 구석이 있을 때 대담해지는 것처럼. 그 근거가 설령 ‘감’ 혹은 ‘촉’이라 불리는 것일지라도, 이 주식이 오를 것이라는 ‘정보’ 혹은 ‘소문’ 일지라도, 혹은 사주 팔자 타로 등 유사과학일지라도. 각자 확보한 근거 위에 믿음을 쌓고 그 믿음에 근거하여 행동한다.

이상하게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근거가 없어야 할 것만 같다. 어쩌면 ‘조건 없이’ 믿는 것과 ‘근거 없이’ 믿는 것을 혼동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근거 없는 믿음은 맹목일 뿐이며, 오히려 그리스도의 복음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그러지 않았던가. 잘 모르는 사람이 확신을 가지면 무섭다고. 근거 없이 ‘몰아붙이는 힘’만으로는 그저 주변의 많은 것들이 파괴될 뿐이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것을 바란다고 해서 근거도 없이 무조건 자신하는 것이 ‘믿음’의 실체는 아니다.

오늘 묵상한 찬양, ‘아 하나님의 은혜로’는 바로 그 ‘믿음의 근거’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아주 간결하고 멋진 구조로 풀어내고 있는 줄을 여태 몰랐다. 오래된 찬양이고, 남녀노소 부서를 막론하고 많이 불리는 찬양이지만, 그래서 숱하게 불러왔지만, 숨겨진 은혜를 이제서야 발견하고 나니 참 귀중하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 데 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왜 내게 성령 주셔서 내 마음 감동해 주 예수 믿게 하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주 언제 강림하실지 혹 밤에 혹 낮에 또 주님 만날 그 곳도 난 알 수 없도다

 

알 수 없도다, 알 수 없도다, 알 수 없도다.

구원의 경륜을 알 수 없도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와 섭리와 계획, 하나님의 그 큰 뜻을 알 수 없도다. 하나님을 알면 알 수록, 다 알 수 없는 그분의 크심에 작아진다. 내 힘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던 모든 일들이 사실은 하나님 주권 아래 있음을 발견하고 나면 내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따르겠노라는 순종에의 결단만 남게된다. 그 결단이 실패하고 죄에 넘어지고를 숱하게 반복하면서도 일으키시는 하나님을 마주할 때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괴로운 인생 하나 포기하지 않으시는지 괴로운 순간도 찾아온다. 때로는 드러내시지만 때로는 감추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신앙의 연차가 쌓일 수록 모르는 것이 더욱 많아진다.

그저 순종하고 그저 헌신할 뿐이다. 모르는 것 투성이, 그 불확실성을 담담히 살아가는 게 우리네 신앙 여정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붙드는 믿음의 근거. 신앙의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나가게끔 만드는 그 확실한 한 가지.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 늘 돌보아주실 것을 나는 확실히 아네

 

다른 것 다 몰라도, 그분이 나의 머리털까지 세고 계신다는 것. 아버지 되신 그분이 입히시고 먹이시고 기르시며 늘 함께하신다는 것.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아는 것이 믿음의 근거이다. 그분이 사랑이심을 아니까. 그분이 창조주이심을 아니까. 그분이 다스리심을 아니까. 그분은 실수가 없으심을 아니까. 그분의 뜻이 생명임을 아니까. 내가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그분의 사랑을 맛보고 경험한 자는, 믿을 수밖에 없다. 세상 유혹과 잡소리에 흔들려도 왜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지 알겠다. 이미 맛보았기 때문에.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이미 확실히 알기 때문에.

그 사랑의 관계에 의거해, 또 의지해 믿음을 드린다. 아,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로.

 

https://youtu.be/ggJglaqNZ8Y

F.I.A 버젼 아 하나님의 은혜로. 잔잔한 울림이 있어서 기도와 묵상할 때 많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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